"포닥 연봉 1.8배 보장" 정부 러브콜… 해외 활동 AI 박사 159명 한국에 온다

2026.03.09

admin

 

 

 

"박사후연구원 처우를 미국 수준에 맞춰준다는 정부 약속이 국내 복귀를 결정한 계기가 됐어요.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 기업들이 외국인 채용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에서 박사후연구원(포닥)으로 일한 박건도(31)씨는 한국으로 돌아와 1일 카이스트에 합류해 대형언어모델(LLM)을 연구하고 있다. 박씨를 비롯해 해외에서 활동하던 박사급 이공계 인재 56명이 국내로 들어온다. 이들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해외 유수 기관에서 인공지능(AI) 분야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다 한국 정부의 '러브콜'을 받고 복귀를 결정했다. 이들과 함께 AI 강국으로 떠오른 인도와 중국 인재 각 26명, 18명도 한국행을 택했다.

이들은 카이스트를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에 AI 모델, 피지컬 AI 등 8개 주제로 꾸려진 연구단으로 합류해 국내외 산학연과 공동연구를 하게 된다. 특히 네이버, LG AI연구원,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수요에 맞춘 실증 프로젝트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들을 포함한 국내외 박사후연구원 400명을 '이노코어(InnoCORE)' 사업 대상자로 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내 박사급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고 해외 우수 연구자의 국내 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400명 가운데 해외에서 돌아오는 인재는 56명, 외국 국적 연구자는 103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경쟁률은 3.15대 1이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한 정영광(32)씨는 복귀 인재 중 한 명이다. "AI 융합 연구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정부의 약속을 듣고 해외에 남으려던 마음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으로 향했다"고 정씨는 말했다. 더불어 국내 인재들과의 네트워크 형성도 기대 요인으로 꼽았다.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정부 지원으로 안정적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는 그는 "인재들의 한국 정착이 지속되려면 일자리 충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씨를 비롯한 400명은 국내 박사후연구원 평균 연봉의 1.8배(9,000만 원)를 받는다. 파격적인 조건에 국가 전략기술 분야 인력 양성이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이들이 사업 이후에도 국내에 정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선 정규직 전환 경로와 연구 인프라 확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업이 끝나면 임금 수준을 맞추기 어려워 인재들이 다시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삼열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노코어 대상자 연봉이) 대학 조교수나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보다 높게 책정돼 학계에 남으면 월급이 줄어드는 구조"라면서 "커리어 전환 경로가 불분명해 해외 유출을 막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정착 여건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선정된 인재들의 경력 설계를 위해 기업, 출연연과 교류를 확대하고 AI 연구 인프라도 국가 차원에서 확충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가 AI컴퓨팅센터를 통해 연산 자원을 연구자들에게 안정적으로 배정하겠다"면서 "산학연 공동연구와 창업 지원으로 장기적인 경력 개발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출처: 한국일보 김태연 기자